워드프레스 역사: 웹의 43%를 점령한 작은 블로그 툴의 위대한 여정

워드프레스 역사: 작은 블로그 툴이 전 세계 웹의 43%를 지배하기까지

지금 여러분이 보고 있는 수많은 웹사이트, 뉴스 미디어, 쇼핑몰, 그리고 개인 블로그까지. 전 세계 웹사이트 10개 중 4개 이상은 바로 워드프레스(WordPress)로 만들어졌다는 사실, 알고 계셨나요? 오늘날 워드프레스는 단순한 웹사이트 제작 툴을 넘어, 인터넷 생태계 그 자체를 떠받치는 거대한 기둥이 되었습니다. 하지만 이 거인의 시작은 아주 작고 초라했습니다. 개발자의 변심으로 버려질 뻔했던 작은 블로그 소프트웨어에서 출발했죠. 이것은 한 19살 대학생의 열정과 ‘오픈소스’라는 위대한 철학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.

태동기: 버려진 씨앗, ‘b2/cafelog’에서 시작된 혁명

이야기는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. 당시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‘b2/cafelog’라는 꽤 쓸만한 블로그 소프트웨어가 인기를 얻고 있었습니다. 하지만 2002년, 핵심 개발자가 갑자기 개인적인 이유로 프로젝트 업데이트를 중단해 버리는 사건이 발생합니다. 사용자들은 버그 수정이나 새로운 기능 추가 없이, 버려진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야 할 위기에 처했고 프로젝트의 미래는 완전히 불투명해 보였습니다.

2003년, 워드프레스의 탄생: 맷 뮬렌웨그와 마이크 리틀의 만남

바로 그때, 미국 휴스턴 대학교에 다니던 19살의 학생 맷 뮬렌웨그(Matt Mullenweg)가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립니다. “b2/cafelog의 개발이 중단된 것은 아쉽지만, 이것이 끝은 아닐 겁니다. 누군가 이 오픈소스를 가져다가 더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. 저도 기꺼이 그렇게 할 의향이 있습니다.” 이 글을 본 영국의 개발자 마이크 리틀(Mike Little)이 그에게 연락했고, 둘은 의기투합하여 버려진 b2/cafelog의 소스코드를 기반으로 새로운 프로젝트, 즉 ‘포크(Fork)’를 시작하기로 합니다. 맷의 친구였던 크리스틴 슬렉(Christine Selleck)이 ‘워드프레스(WordPress)’라는 이름을 제안했고, 2003년 5월 27일, 마침내 워드프레스 0.7 버전이 세상에 공개됩니다.

혁신의 연속: CMS 제왕으로 거듭나게 한 ‘게임 체인저’들

초창기 워드프레스는 그저 조금 더 세련된 블로그 툴에 불과했습니다. 하지만 연이은 혁신적인 업데이트는 워드프레스를 완전히 다른 존재로 만들었습니다. 이러한 혁신들은 워드프레스가 단순한 블로그 툴을 넘어 콘텐츠 관리 시스템(CMS)의 제왕으로 거듭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.

  • 플러그인 (Plugins)의 등장: 워드프레스의 운명을 바꾼 결정적인 한 수였습니다. 자동차에 내비게이션이나 후방 카메라를 추가하듯, 누구나 ‘플러그인’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워드프레스에 새로운 기능을 무한대로 추가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. 이로 인해 워드프레스는 단순 블로그를 넘어 쇼핑몰, 예약 시스템, 커뮤니티 등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얻게 됩니다.
  • 테마 (Themes) 시스템: 코드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클릭 몇 번만으로 웹사이트의 디자인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‘테마’ 기능이 도입되자, 비개발자 사용자들이 폭발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했습니다. 전문가의 영역이었던 웹사이트 제작이 대중화되는 순간이었죠.
  • 우커머스 (WooCommerce) 인수: 워드프레스는 가장 인기 있는 쇼핑몰 플러그인 ‘우커머스’를 인수하며, 단숨에 전 세계 이커머스 시장의 최강자로 떠오릅니다.
  • 구텐베르크 (Gutenberg) 에디터: 글쓰기 방식을 레고 블록처럼 콘텐츠를 조립하는 ‘블록 에디터’로 혁신하며, 현대적인 웹 빌더의 사용 편의성까지 갖추게 됩니다.

성공의 핵심 철학: ‘오픈소스’와 ‘커뮤니티’의 힘

워드프레스는 특정 회사가 독점적으로 소유하고 개발하는 소프트웨어가 아닙니다. 소스코드가 모두에게 공개되어 전 세계 수만 명의 개발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함께 만들고, 개선하고, 문제를 해결하는 ‘오픈소스(Open Source)’ 프로젝트입니다. 이러한 개방적인 철학은 워드프레스를 중심으로 거대한 개발자 커뮤니티를 형성시켰습니다. 이 커뮤니티가 만든 수만 개의 테마와 플러그인이 바로 워드프레스를 그 어떤 상용 소프트웨어어도 따라올 수 없는 압도적인 생태계로 만든 원동력입니다.

현재와 미래: 웹의 거인이 된 워드프레스는 어디로 향하는가?

버려질 뻔했던 작은 씨앗에서 시작한 워드프레스는, 20여 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 웹사이트의 43% 이상을 점유하는 인터넷의 거인이 되었습니다. 워드프레스의 진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. 코딩 없이 사이트 전체를 디자인하는 ‘풀 사이트 편집(FSE)’, 인공지능(AI)과의 결합 등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며 웹의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. 한 청년의 열정과 ‘함께 만들고 나눈다’는 오픈소스의 위대한 정신이 없었다면, 지금 우리가 아는 인터넷의 모습은 많이 달랐을지도 모릅니다. 이것이 우리가 워드프레스의 역사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입니다.


자주 묻는 질문 (FAQ)

Q1: 워드프레스는 누가 만들었나요?

A1: 워드프레스는 2003년 맷 뮬렌웨그(Matt Mullenweg)와 마이크 리틀(Mike Little)이 ‘b2/cafelog’라는 기존 오픈소스 블로그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공동 창시했습니다.

Q2: 워드프레스가 성공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?

A2: 워드프레스 성공의 핵심은 ‘오픈소스’ 철학에 있습니다. 전 세계 개발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거대한 커뮤니티가 수만 개의 플러그인과 테마를 만들었고, 이를 통해 무한한 확장성과 자유도를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공 요인입니다.

Q3: 지금도 워드프레스를 배우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요?

A3: 네, 그럼요. 워드프레스는 여전히 전 세계 웹사이트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,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. 개인 블로그부터 대규모 쇼핑몰, 기업 사이트까지 만들 수 있어 웹 제작 기술을 배우는 데 매우 훌륭한 출발점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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